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받은 정상국 교수님을 만나다!
- 작성일2023.11.14
- 수정일2023.11.14
- 작성자 강*환
- 조회수3121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정상국 교수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받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가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우수한 연구개발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자를 발굴·포상함으로써, 과학기술인의 사기를 진작하고 대국민 과학기술 마인드를 확산시키기 위해 1997년에 제정된 상이다. 정상국 교수는 ‘자율주행용 센서를 위한 전자식 자가세정 유리 개발’의 공적을 인정받아 2023년 11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했다. 우수한 연구개발성과로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정상국 교수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Q.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상소감 부탁드립니다.
A. 뜻깊은 상을 주신 것에 대해 깊이 감사드리며 지난 10여 년간 학생들과 즐겁게 연구해온 기술이 자동차 자율주행과 지능형(AI) 보안감시 카메라(CCTV)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어 기쁩니다.
Q. 교수님께서는 전자식 자가세정 기술뿐 아니라 초소형 로봇 기술 분야에서 선도적인 연구를 수행해 오셨습니다. 교수님의 연구주제를 소개해주세요.
A. 미세 유체 역학과 반도체 공정 기술을 활용하여 초소형 구동장치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연구 분야는 크게 물방울 렌즈 같은 가변유체 광학기기와 사람의 몸속을 탐험할 수 있는 초소형 바이오 로봇입니다. 최근 사회적으로 자동차 자율주행과 스마트시티의 지능형 보안감시 카메라 기술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카메라와 라이더와 같은 광학센서는 외부환경에서 발생하는 빗물과 먼지와 같은 오염물에 매우 취약합니다. 저희는 이러한 오염물을 전기 신호만으로 제거할 수 있는 전자식 자가세정 유리에 대한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현재는 관련 기술에 대한 사업화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별도로 전자기력을 이용하여 사람의 몸속 혈관을 통해 이동하며 치료용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초소형 바이오 로봇에 대한 연구를 함께 수행하고 있습니다.
Q. 전자식 자가세정 유리 개발의 토대가 된 전기습윤 현상에 대해 10년 이상의 기초 연구를 수행해 오셨습니다. 관련 기술에 주목한 이유가 있나요?
A. 대학원에 입학하면서 새로운 연구주제를 찾고 계셨던 교수님과 함께 미래 유망 기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최초로 전기습윤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당시는 다학제 융합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던 시기였는데 기계공학도로서 물리와 화학공학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 경험을 한 것이 이후 응용 연구를 수행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삼성에서 전기습윤을 기반으로 한 유체렌즈 개발 경험과 명지대학교에서의 바이오칩 연구 경험을 토대로, 현재는 전자식 자가세정 유리 개발과 사업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Q. 최근 자율주행용 센서를 위한 전자식 자가세정 유리가 학계는 물론 산업 분야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기술인가요?
A. 자가세정 유리는 전기 신호만으로 액체의 표면장력을 제어할 수 있는 전기습윤 기술을 이용하여 차량 주행 중 광학센서의 표면에 발생한 다양한 오염 요소들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차세대 지능형 유리 기술입니다. 전기 신호를 이용해 빗물이나 오염물질을 실시간으로 감지하여 1초 이내의 빠른 구동 속도로 오염물 제거가 가능하며 별도의 기계적 구동장치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또한 간단한 구조로 응용제품의 초소형화가 가능하며 대량생산이 쉽고 가격 경쟁력이 높은 장점들이 있습니다.
Q. 기존에도 광학센서 표면의 오염을 제거하는 기술들이 있었는데요. 이와 비교해 전자식 자가 세정 유리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A. 기존의 차량 센서용 세정 기술로는 발열 전극층을 이용한 발열 필름 기술과 세척액을 이용한 유체 분사 기술이 존재합니다. 발열 필름의 경우 별도의 기계적 구동장치는 필요 없지만 발열 시 소모전력이 크고 구동속도가 느려 빗물과 같은 오염물의 실시간 세정이 불가능합니다. 또한 유체 분사 장치는 노즐, 수조와 같이 크고 무거운 기계적 구동부가 필요해 소형화가 어렵고 주기적으로 유체를 충전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반면 자가 세정 유리는 전기 신호만으로 실시간 효과적인 오염물 제거가 가능합니다.
Q. 관련기술은 자율주행용 카메라뿐만 아니라 영상감시 카메라, 건축용 유리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이 가능해 더욱 기대가 큽니다.
A. 전자식 자가세정 기술은 차별화된 혁신성과 높은 적용성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어 사회적 파급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판단됩니다. 현재 자동차 산업의 핵심부품으로 부상한 광학센서의 치명적 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유수의 자동차 기업들과 함께 공동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전자식 자가세정 유리 기술이 적용된 지능형(AI) 보안 카메라(CCTV) 제품을 개발하여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원천기술로 개발된 자가세정 지능형 보안 카메라 제품은 폭우와 폭설 등 예기치 못한 기상 변화에도 안정적으로 시야를 유지해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Q. 관련 기술은 북미 최대 가전 박람회인 CES 2023 ‘스마트시티’ 부문에서 최고 혁신상을 수상하며 호평받았습니다. 기억에 남는 반응과 평가가 있나요?
A. CES 최고 혁신상 수상으로 기술적 성과를 인정받게 되어 의미가 깊었습니다. 무엇보다 원천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완제품을 제작하여 업계의 의심 어린 눈초리가 긍정적으로 바뀐 것이 뜻깊었습니다.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최고 혁신상 수상 이후 국내 관공서와 항만 공사뿐 아니라 미국 서부 지역의 항만에서도 자가세정 지능형 보안 카메라의 설치 수요가 늘어나는 등 자가세정 기술이 더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저희 팀의 노력과 기술력이 인정받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하며, 앞으로도 다양한 혁신제품을 개발하여 자율주행차와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고자 합니다.
Q. 기술의 혜택을 사회가 누릴 수 있도록 ㈜마이크로시스템을 교원창업하셨습니다. 창업의 계기, 그리고 기업 운영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도 들려주세요.
A. 창업 계기는 단순했습니다. 비가 오는 어느 날 야외에 주차되어 있던 차에 탔는데 빗물 때문에 후방 카메라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운전에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가족, 그리고 지인들과 관련 경험을 이야기하며 이 문제가 나만의 불편함이 아니라 일반적인 문제임을 깨닫게 되어 기술을 사업화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또 제가 관련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걸 아는 주변의 권유도 받았습니다. 이에 원천개발 기술에서 조금 더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자 기술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창업의 목표는 돈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자율적으로 일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술 중심의 기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Q. 실용화 연구와 상용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A. 저는 창업가이기 전에 연구자였기 때문에 사업화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습니다. 특히 자동차 기업들과의 사업화 과정에서 현실적인 문제들을 많이 접해, 자가 세정 유리가 자동차 시장에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을 가지고 인내해야 했습니다. 이에 기술을 다른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 특히 기술을 제품화해서 직접 판매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현재는 자동차 센서뿐만 아니라 와이퍼가 필요 없는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차량의 전면 유리에도 자가세정 기술을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동차 시장뿐만 아니라 자가세정 지능형 보안 카메라를 통해 스마트시티 분야로 신규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Q. 연구와 제품개발의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A. 최근 자가세정 지능형 보안 카메라 제품을 구매 설치한 공공기관으로부터 올해 태풍이 왔을 때 우리의 제품만 제대로 기능을 했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당시 모든 팀원들과 함께 크게 기뻐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Q. 연구자, 교수, 기업가 1인 3역을 병행하는 고충은 없으신가요?
A. 서로 다른 분야에서 얻는 통찰과 경험이 새로운 일의 수행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구자로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교수로서는 지식을 전달하며 학생들에게 영감을 주고, 기업가로서는 실제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혁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세 가지 역할을 병행하면서 다양한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고, 창의적인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학문적인 연구를 통해 지식을 확장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미래 세대를 준비시키고, 기업가로서 혁신을 통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Q. 세 역할을 균형 있게 수행하는 노하우와 자기관리 비결도 알려주세요.
A. 먼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은 계획과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과 긴급한 것을 구분하고, 각 역할과 목표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해서 일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팀과 함께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함께하는 팀원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의지합니다.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지향점을 공유한 팀원들과 함께라면 불가능은 없습니다.
Q.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자로서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자세는 무엇인가요?
A. 주도성입니다. 학생들은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배우며 성장합니다. 그러나 배움에 대한 주도성이 이러한 경험과 지식에 대한 깊이와 응용의 역량을 결정하게 됩니다. 주도적인 학생은 지식 자체가 아닌 그 지식을 어떻게 활용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지를 생각합니다. 동일한 기회가 주어질 때 주도적인 학생들이 더 많이 배우고 크게 성장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미래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자유롭게 생각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세상의 모든 일이 의미 있고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과학은 더 큰 세계와 마주할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저는 새로운 것을 개발하는 연구자지만 미래 세대에게 영감을 주는 교수이고 세상을 바꾸는 기업가이기도 합니다. 여러분도 과학을 통해 더 큰 세상을 만나실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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