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은 지난해 11조2401억원, 4조3766억원의 매출을 각각 벌어들였다. LIG넥스원도 지난해 사상 최대인 3조276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수출 낭보가 이어지면서 포탄회사뿐 아니라 재래식 무기에 첨단 장비를 접목한 전자전 장비업체의 실적도 개선됐다. 전쟁 이후 요동치던 원자재값도 안정되자 수익성이 좋아졌다. 국내 유일의 포신(K-9) 제조사인 현대위아는 지난해 방산 부문에서 전년 대비 55% 증가한 345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포탄 제조사인 풍산 방산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1조1791억원으로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K-9에 쓰이는 155㎜탄 위주로 수출이 40% 이상 증가하면서다.
국산 미사일인 천궁-2·현궁용 유도탄 구동장치를 만드는 퍼스텍의 매출은 지난해 2073억원으로 19.7% 늘었다. 이 밖에 K-2와 K-9의 변속기를 제작하는 SNT다이내믹스의 매출은 지난해 61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105억원으로 166% 급증했다.
K-1 전차와 K-9 자주포 외에 한국형 구축함(KDX)·잠수함(KSS)의 엔진을 생산하는 STX엔진도 지난해 7246억원(전년 대비 14.9% 증가)의 매출과 422억원의 영업이익(124%)을 기록했다. 재래식 무기를 첨단화하는 데 필수적인 ‘전자전’ 장비의 수요도 늘고 있다. 지상 무기체계용 컴퓨터와 K-2 및 K-21 장갑차의 상황 전시기를 납품하는 코츠테크놀로지는 지난해 650억원의 매출(27%)과 95억원의 영업이익(8%)을 올리며 급성장했다. 빅텍은 LIG넥스원으로부터 전자전시스템 방향탐지장치 수주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매출 715억원(30%), 영업이익 18억원(흑자전환)을 올렸다.
적외선 센서를 공급하는 아이쓰리시스템의 영업이익은 2023년 122억원에서 지난해 148억원으로 소폭 개선됐다. 센서에 필요한 반도체 웨이퍼 가격이 2023년 대비 40% 뛰자 해외로 구매처를 돌려 원가 상승폭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비해 항공기 분야는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경공격기인 FA-50과 초음속 전투기 KF-21을 개발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대형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주요국을 공략 중이다. 군용 항공기 설계 및 조립 업체인 켄코아에어로스의 지난해 매출은 861억원으로 전년 대비 5% 감소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재래식 무기를 현대화하는 데 강점을 보이고 있지만 항공기 분야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주요 전투기를 생산하는 글로벌 방산업체의 공급망에 들어가는 게 국내 방산 중소기업의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