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봄 명지대를 기억합니다.
1991년 5월의 석양을 등진 공덕동 로터리
매케한 최루탄 연기 속에서 거행된 故 강경대군의 노제를 기억합니다.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그날이 오면" 을 목놓아 불렀습니다.
그로부터 25년,
세상은 소중한 젊은이의 목숨 값도 못한 채
뉘우침이나 개과천선은커녕,
그때의 과오를 서슴없이 반복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세대에서는
저희가 겪은 안타까운 일들이 없기를,
다시는 내 자식들의 세대에게
대정부 투쟁을 하며 풍찬 노숙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러나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세상은 또 이렇게 뒤죽박죽이 되어 버렸습니다.
물려주지 말아야 할 추악한 것들이 유산이 되어버린 세상을 통곡합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명지대 학우 여러분
저는 오늘 차가운 겨울바람에 맞서면서
애국투쟁을 하시는 여러분을 칭찬하려 합니다.
전생에서 나라를 구하지 못하여 아쉬웠습니까?
그러나,
여러분은 지금 역사의 한 가운데에서 나라를 구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틀림없이 현세에서 큰 축복을 받으실 것입니다.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세상을 향해 포효하는 여러분들을
이 못난 꼰대 세대가 감히 칭찬합니다.
이 나라의 주인 은 바로 여러분 이십니다.
권불십년이라 했습니다.
지금의 권력자들은 곧 자리에서 내려오거나 생을 마감하겠지요.
국록을 받아 먹는 권력자들과
그들의 언저리에서 나라를 말아먹은 광대들이 펼친
저주의 굿판도 마침내 처참한 종말을 고할 것입니다.
그 흔한 시국선언조차 없는 학교라서
처신하는게 매우 힘이 들었지만,
여러분들께서 명지대와 많은 학우들의 자존심을 지켜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여러분들이 세상을 향해 외친 것만큼
가슴 벅차게 다가올 "그날"을 같이 기다려 봅시다.
그리고 세월이 흐른 후 막걸리잔 치켜 올리면서
젊은 날의 자랑스러웠던 애국투쟁을 추억해 봅시다.
또다시 시작될지도 모를 어두운 역사의 씨앗을 경계하면서 말입니다.
나쁜 역사는 방임하는 순간 반복이 됩니다.
애국2016년 11월28일
또다시 반복된 역사를 바라보며
명지대 사회복지학과 15학번
50대 늦깍이 대학생 남 기창드림
*삶은 희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