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대학교(총장 임연수) 체육학과를 졸업한 박한동 동문(이하 박 회장)이 한국대학축구연맹(KUSF) 제13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박 회장은 지난 3월 10일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에서 열린 취임식을 통해 ‘다시 뛰자, 대학 축구야’라는 슬로건을 선포하고, 침체된 대학 축구를 새롭게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과거 명지대와 포항 스틸러스, 한국코레일 등에서 활약한 엘리트 선수 출신인 그는 2002년 부상으로 은퇴한 뒤 스포츠의류 사업가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이제는 대학 축구의 새로운 수장으로서 연맹에 활기를 불어넣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나갈 박한동 회장을 만나 그의 소회와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Q. 안녕하세요, 동문님. 인터뷰를 읽을 독자들을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명지대학교를 졸업하고 포항 스틸러스, 한국 코레일 등에서 선수로 활동하며 한국 엘리트 축구 현장을 직접 경험한 제13대 한국대학축구연맹 회장 박한동입니다. 지난 3월 10일 회장으로 취임하여 현재 대학 축구의 재도약을 위한 시스템과 제도를 만드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Q. KUSF 신임 회장에 당선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대학 축구의 미래를 이끌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동시에 대학 축구를 새롭게 바꿔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지금 대학 축구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영영 바꿀 수 없다는 비장한 각오로, 개혁의 길에 앞장설 생각입니다.
Q. 취임식의 슬로건이 ‘다시 뛰자 대학 축구야’였는데요. 대학 축구의 새로운 출발을 암시하는 듯합니다. 신임 회장으로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실 예정인지요?
A. 저는 회장직에 취임하여 세 가지 약속을 했습니다.
첫째, 대학 축구는 관심과 지원으로 성장합니다. 현재 81개 팀과 2,500명이 넘는 선수들이 헌신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는바, 이들이 장차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시스템과 인프라를 구축할 것입니다.
둘째, 투명하고 합리적인 연맹을 만들고자 합니다.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졌던 과거의 악습과 과감히 결별해 대학과 지도자, 선수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고자 합니다.
셋째, 선수 중심의 대학 축구를 실현하려 합니다. 대학 축구의 중심은 결국 선수입니다. 이들이 오롯이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경기장 안팎에서 존중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Q. 오랜 시간 엘리트 축구선수로 활동하셨는데요. 동문님께 축구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A. 축구가 제게 어떤 의미였는지는, 제가 그동안 축구를 어떻게 대해왔는지를 보면 아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언제나 매 경기, 매 순간에 치열하게 임해왔습니다. 흔히 스포츠는 재능의 싸움이라고들 하지만, 최고 수준의 선수들은 대부분 비슷한 재능을 갖고 있습니다. 결국 차이를 만드는 건 성실함과 끈기입니다. 명지대학교 시절, 저는 축구 실력을 연마하며 이러한 태도를 몸에 새길 수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청소년대표를 거쳐 프로 무대에 설 수 있었고, 지금은 대학 축구의 미래를 책임지는 자리까지 오게 됐습니다.
Q. 명지대학교에서 축구선수로 활동하셨을 당시에 대해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당시의 경험을 통해 얻은 것들이 있다면요?
A. 90년대의 대학 축구는 정말 뜨거웠습니다. 안정환, 이을용, 이정효 같은 쟁쟁한 선수들과 함께 뛰었고, 대학팀이 프로팀과 대등하게 맞붙던 시절이었으니까요. 그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저는 서로를 밀어주고 끌어주는 연대의 힘을 배웠고, 이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의 경험이 지금 제가 생각하는 대학 축구의 가치, 그리고 그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신념의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Q. 현역에서 은퇴한 뒤 스포츠의류 사업에도 몸담으셨는데요. 대학축구연맹 회장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 뒤, 생계를 위해 스포츠의류 산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바닥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사업을 키워나간 결과, 지금은 어느 정도 이름을 알린 브랜드의 대표가 되었습니다. 의류 사업을 일구며 대학 축구를 살펴보던 중,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위기감이 들었습니다. 저는 늘 제가 세상으로부터 받은 것을 다시 돌려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그때야말로 제가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회장 출마를 결심하게 됐고, 이제는 경기장과 사업장이 아니라 연맹이라는 필드에서 다시 한번 뜨겁게 뛰어볼 생각입니다.
Q. 유병진 전 명지대 총장님(현 명예총장)과도 인연이 깊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인연이 있는지요?
A. 저는 명지대학교 동문이라는 사실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학교로부터 받은 것이 많기에 반드시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이 큽니다. 그중에서도 유병진 명예총장님께는 특히 큰 빚을 졌습니다. 총장님께서는 재임 시절, 언제나 제게 방향을 제시해주시고, 모교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셨습니다. 그 덕분에 저는 스포츠의류 사업을 통해 명지대 총장배 골프대회를 후원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학교에 보탬이 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번 대학축구연맹 회장 선거에 나설 때도 명예총장님께서 추천서를 써주시며 큰 힘을 보태주셨습니다. 무엇보다 총장님은 대학축구연맹의 실질적인 초대 회장으로서, 대학 축구의 공공성과 제도 기반을 다지는 데 큰 족적을 남기신바, 저 역시 그 뜻을 이어받아 선수와 지도자 모두를 위한 실질적인 울타리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Q. 오늘날 축구선수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A. 후배 여러분, 당당하게 운동에 집중하십시오. 여러분이 처한 환경이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결국 자기 자신을 믿고 끝까지 뛰는 사람이 기회를 붙들기 마련입니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보십시오. 진짜 게임은 지금부터입니다.
Q. 끝으로, 한국대학축구연맹 회장으로서 앞으로의 포부와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취임사를 통해 ‘K-엘리트형 대학 축구의 재도약’을 선언했습니다. 한국형 엘리트 시스템을 바탕으로 유소년-대학-프로로 이어지는 건강한 축구 생태계를 복원하고자 합니다. 또한 ‘플랫폼 연맹’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입니다. 이를 통해 대학 축구 가족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디지털 운동장을 만들고자 합니다. 투명하게, 공정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선수 중심으로. 이 세 가지 원칙 아래, 대학 축구의 새로운 미래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