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의 발전을 위해 기부금 2천만 원을 쾌척한 김재순 교수님

  • 분류교수
  • 작성일2022.05.02
  • 수정일2022.05.02
  • 작성자 김*현
  • 조회수998
학과의 발전을 위해 기부금 2천만 원을 쾌척한 김재순 교수님 첨부 이미지

-교정을 떠나며 물리학과를 위해 발전기금을 쾌척하다!-


김재순 물리학과 교수가 정년을 맞아 학과의 발전을 위해 2천만 원을 기부했다. 김재순 교수는 서울대학교 물리교육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고려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중등 과학 교사와 한국광학기술개발 연구소장, KAIST 객원 연구원, 미국 아리조나 대학의 광학센터 연구원,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연구교수를 지내며 국내 주요 산업체 및 연구소와 교육기관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해왔다. 다수의 국책연구와 기업체 수탁 연구에 참여하여 국내 및 국제 특허를 출원하는 등 연구개발에 힘써왔을 뿐 아니라, 명지대학교에서 12년간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 힘써온 김재순 교수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Q.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인터뷰를 읽을 독자분들에게 간단한 소개와 함께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2009년도에 명지대학교에 부임한 김재순입니다. 원래는 교수가 될 생각이 없었어요. 군 제대 후에 중등 과학 교원으로 일을 하다가 방위산업체인 한국광학기술개발로 이직해서 10년 가까이 일했지요. 그 기간에 고려대에서 물리학과 박사과정도 밟고, 회사도 하나 차렸어요. 그런데 이 분야에선 석 박사 졸업 후에 외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게 보통이니까 괜히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자연과학 분야의 선진국에서 한번 살아보자는 생각으로 식구들과 함께 미국으로 갔어요. 거기서 세계 최상위 광학연구소인 OCS의 스텝으로 일했습니다. 그런데 서울대에서 연락이 와 교수직을 제안했어요. 제 조건에 모두 맞춰주겠다고 하기에 곧장 미국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들어왔어요. 그렇지 않아도 한국에서 회사를 창업할 생각이었거든요. 그런데 교직 생활이 생각보다 길어지면서 회사를 만들지 못했고, 서울대 교수직을 그만두는 시점에 맞추어 명지대에서 연락이 왔어요. 또다시 교수직을 제안받았죠. 그때 이후로 12년 넘게 명지대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Q. 교수님께서는 물리학과의 발전을 위해 발전기금 2천만 원을 기부해주셨는데요. 기부하시게 된 자세한 배경이나 동기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특별한 동기가 있던 것은 아닙니다. 교수님들이 일정 금액을 기부하는 게 우리 물리학과만의 전통이거든요. 학과 30주년 행사 때 교수님들끼리 월급에서 천만 원가량을 기부하기로 약정하기도 했어요. 그런 식으로 학과를 위해 발전기금을 쭉 내왔고, 그게 2천만 원이라는 금액이 된 것이지요. 기부금은 물리학과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두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학생들이 엠티에서 놀 때 게임 부상으로 사용한다든지,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자유롭게 사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Q. 학과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실 것 같은데, 물리학과에 대한 소개나 자랑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사실 물리학을 자랑하는 게 힘들어요. 요즘은 머리가 좋으면 다들 의대에 가려고 하지 물리학을 전공하려고 하지 않거든요. 물리는 자연과학의 근본이고, 어떤 분야에서든 훌륭한 선수가 나오려면 기초운동, 즉 기본을 익혀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기초학문을 공부하려는 사람들이 없어요. 저는 인류 발전의 근거가 과거에 대한 해석과 그것을 보존하고 메모리화하려는 시도에 있다고 생각해요. 인류의 유전자에 계통 발생의 히스토리가 간직되어 있어서 인류라는 종이 지속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관점에서 물리학은 요즘의 흐름과 거리가 멀어요. 물리학을 제대로 공부하려면 기원전에서부터 그 히스토리를 쭉 훑어야 하는데, 내용이 워낙 방대하다 보니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돼요. 물리학 학문의 결과가 컴퓨터 사이언스인데, 컴퓨터는 그냥 사용하면 되잖아요. 그런데 물리를 하는 사람은 컴퓨터의 내부를 알고 쓰는 사람이에요. ‘?’라는 질문을 품고 그 원리를 하나하나 헤아려야 하다 보니, 요즘 주목받는 익스트림한 기술이랑은 거리가 멉니다. 그런데 인류가 진정한 발전을 하려면 물리, 즉 자연과학의 베이스가 갖춰져 있어야 해요. 그게 없으면 일정 정도에 이르면 더는 발전을 못 합니다. 물론 아날로그 시대의 장인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기가 힘든 시대예요. 그런데도 누군가는 앞으로 나아가려고만 할 게 아니라 과거를 끊임없이 상기하고 보존해야 해요. 저는 그게 물리학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자연과학을 국가적으로 보존해야 하는 시기가 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Q. 교수님께서 앞으로의 포부나 계획이 있으신가요?

A. 정년퇴임을 한다고 해서 썰물이 지듯이 완전히 끝났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명지대학교에서 보낸 시간이 비교적 짧기도 하고, 강의하고 싶은 의지와 능력이 있는데도 나이가 차서 학교를 떠나야 한다는 것이 아쉽기도 해요. 퇴임 후에는 예전에 동업하던 분과 협력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해볼까 해요. 원래는 회사를 새로 창업하고 싶었는데, 이 나이에 회사를 새로 만들기는 힘들 것 같아요. 아무래도 회사가 어느 정도 동력을 가지고 자체적으로 운영이 되려면 그만한 집중력과 에너지가 필요하니까요. 기존에 만들었던 회사에 집중하게 될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명지대학교 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수업 시간에도 가끔 하는 이야기인데, 누구나 삶을 살아가다 보면 단기적이거나 장기적인 목표가 생깁니다. 인생은 기본적으로 모호한 것이지만, 특정한 목표가 있기에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거예요. 설령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희망일지라도, 그 희망이 사람을 살리는 것이고요. 그래서 목표라는 것을 등대라고 한다면 우리는 늘 어떤 등대를 보고 가는 거예요. 누가 한 말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삶이라는 건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있고, 우리는 밝혀진 불빛만을 보고 간다고 해요. 근데 결국에 시간이 지나고 보면 그 등대는 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내 손끝에 있다는 거예요. 내가 보고 따라가던 불빛이 사실은 등대의 불이 아니라, 내 손에 들린 호롱불인 거죠. 다시 말해, 내 인생의 키는 내가 쥐고 있는 것이고, 그렇기에 자신의 삶에 변명을 할 필요도, 무책임할 수도 없다는 거예요. 학생들이 그걸 꼭 명심해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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